양조위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에서 거의 제일 첫번째라 할 만큼 정말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열정적으로 좋아 하지도 그렇다고 그냥 그렇게 두지도 않는 그런 배우.
분명 그의 비장미와 그 눈빛 그 연기 그 목소리까지 어느 하나 싫은것이 없고
온통 매력적인 배우 이기에 그의 영화는 대부분 다 봤지만 이상하게
너무 유명한 그런 영화들.. 화양연화 를 비롯하여 2046, 해피투게더는 보게 되지가 않았다
유명한 영화는 그 폭풍적인 인기가 있을때가 지나면 이상하게 손이 안가는 이상한 습성을 가지고 있어서..
최근 CGV에서 양조위 특별전을 하기에 맘먹고 화양연화를 보았는데
역시나, 그렇게 25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인기있는 이유를 알만했다.
기본 정보
- 감독: 왕가위 (Wong Kar-Wai)
- 출연: 양조위 (Tony Leung), 장만옥 (Maggie Cheung)
- 개봉 연도: 2000년
-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 러닝타임: 98분
- 언어: 중국어 (광둥어)
- 촬영 장소: 홍콩, 방콕
- 수상:
-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양조위)
-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등
줄거리
1962년, 홍콩의 한 낡은 아파트로 두 가구가 동시에 이사 온다. 한쪽은 신문사의 편집장인 주모완(양조위), 다른 쪽은 외교관의 아내 소려진(장만옥)이다. 처음엔 단순한 이웃으로서 지내던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배우자가 불륜 관계임을 눈치채게 된다.
서로의 배우자에게 받은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는 과정에서 주모완과 소려진은 점점 가까워진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단순히 복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더욱 깊은 정서적 유대감으로 발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사회적 규범과 도덕적 갈등 속에서 선을 넘지 않으려 애쓴다.
이들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배우자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연습하며 위안을 얻지만, 결국 서로의 진심을 숨긴 채 헤어지게 된다. 주모완은 이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방문해 고대 유적의 벽 틈에 자신의 비밀을 속삭이며 기억을 영원히 봉인한다.
화양연화 감상 포인트
- 미장센과 음악
화양연화는 워낙 미장센에 대한 칭찬이 많은 영화다
왕가위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감각적인 미장센과 슬로 모션 연출이 돋보인다. 특히, 주제곡인 "Yumeji’s Theme"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기며 영화의 애틋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화양연화 에서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목소리로만 등장하고 직접적인 불륜의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양조위와 장만옥의 대사를 최소화한 눈빛과 표정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며, 그들이 느끼는 절망과 둘의 사랑을 과하지 않게 절제된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 복고적 스타일과 의상
1960년대 홍콩의 복고적 분위기가 영화 전반에 걸쳐 구현되며, 장만옥이 입은 화려한 치파오(전통 의상)는 당시에도 화제가 될만큼 너무도 잘 어울렸고, 양조위의 빗어 넘긴 머리와 슈트 스타일리이 너무도 잘 어울렸던 영화였다.
영화의 결말 (스포주의)
이 영화는 두 남녀 주인공의 배우자들이 서로 바람이 나면서 이야기 전개가 시작되지만
그들은 등장하지도 않고 그들의 불륜 장면 또한 나오지 않는다
그저 양조위와 장만옥의 대사속에서 그들이 서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음을 알려주고
그로인해 서로의 배우자들에게 대처를 하기 위해 만나면서 가까워진 두 사람은 감정적으로는 깊게 빠져들지만
그들의 배우자들 처럼 육체적인 불륜은 저지르지 않으려 애를 쓰며 절제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애절해 보이게 만들었던 영화 였다.
서로의 사랑을 더 이상 자제하기 힘들어 질때 양조위는 장만옥을 남겨두고 다른나라로 떠난다.
몇년이 흘러 그곳을 떠났던 장만옥이 돌아와 혹시라도 양조위의 소식이 있나 기웃거리고,
그 후 또 몇년 후 양조위가 돌아와 장만옥의 흔적을 찾는다.
양조위가 떠난 그 후 그들은 서로 만나지 못한채 그리워만 했고 장만옥은 아이가 있는걸 보여주는것으로
남편과의 이혼도 하지 않은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같은 아파트에 살던 당시 양조위가 장만옥에서 고대인들이 비밀을 어떻게 지켯는지를 알려주었는데
훗날 양조위가 자신의 비밀을 앙코르와트 나무 구멍에 말하고 구멍을 막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격동적인 장면도 없고 대단히 큰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여운이 많이 남는 심플하지만 간단하지만은 않았던 그런 영화였다
추천 이유
- 절제된 연출과 깊은 감성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 영화 속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미로운 OST를 통해 한 편의 시(詩)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 양조위와 장만옥의 모습을 보는거 만으로도 충분하 가치가 있다.
화양연화는 단순한 사랑 영화 이상의 가치를 지닌, 사랑의 찰나와 아픔을 최소한의 대사와 연기로 보여주며
사랑이란 것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